EBS 국제 다큐 영화제가 시작되었다. 외국에서도 한국의 이러한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것에 새삼 격세지감을 느낀다. 지난 토요일부터 시작된 일본의 “실버위크“덕(?)에 21일 월요일부터 23일 수요일까지는 열심히 볼 생각이다.
오늘, 지금 시간까지(오후 2시 47분) 본 작품들은 총 3편.
살림바바의 시네마 천국, 이방인들, 베를린 필과 춤을
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겨준 두 편의 단편영화와 예술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던 한 시간 남짓의 영화였다.
이 곳에서까지 이 영화들의 줄거리들 소개하는 것은 생략하도록 하자.
세 편의 작품 중에서 런던에 살고 있는 이방인들(Foreigners)의 런던 생활에 대한 이모저모의 인터뷰 내용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한 “이방인들”은 현재 내 처지와 비슷한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아무래도 감정이입이 되었다. 스웨덴에서 온 한 여학생은 5년이나 살고 있지만, 스웨덴 엑센트가 없어지질 않는다며 한탄하였고, 어느 나라 사람이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엄마의 요리가 그립다는 학생도 있었고, 한국의 유학생은, 한국에서도 지금 살고 있는 영국에서도 익숙하지 않은 무언가를 느낀다고 말했다. 나 역시 4년 남짓 일본에서 살고 있지만, 여전히 어려운 일본어의 벽을 느끼고, 가끔씩 바다를 건너 오는 엄마의 김치가 무진장 맛있으며, 언젠가 돌아갈 곳인 한국이라는 곳에서 더 이상 ‘고향’의 푸근함이나, 정겨움 등은 느껴지지 않는다. 오히려 ‘우리나라’라는 표현보다 그저 ‘한국’이라는 표현에 익숙해 졌는지도 모르겠다. 그렇다고 내가 살고 있는 이 섬나라가 나의 제2의 고향이라는 느낌도 없다. 물론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야구팀이 창단 이래 처음으로 클라이막스 시리즈에 진출할 지도 모른다는 사실에, 야구게임에 몇 명의 선수가 필요한지조차 모르는 나마저도 자꾸만 스포츠 뉴스에 눈이 가는건, 그만큼 이 곳에 익숙해져 있다는 것의 반증일 지도 모른다. 하지만, 내가 아무리 이 곳에 익숙하다고 할 지언정, 나는 한낱 외국인이다.
30분 남짓의 짧은 영상으로 ‘어느 나라에 있는 유학생, 아니 외국인들이 비슷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구나.’하고 내 유학생활에 작은 위안을 가져다 주는 것은 영화가 가지는 커다란 힘이며, 또한 보편성이라는 매우 단순하면서도 매우 무거운 진리의 힘이라고 생각한다.
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지나가지만, 좋은 말들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. 자꾸만 무언가를 쓴다는 것이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 같아서, 잘 쓰는 것 보다 써 두는 것에 중점을 두고 EIDF2009 관련 글들을 써내려갈 생각이다. 오늘 저녁에는 아프간 스타, 왕비와 나, 구글 베이비, 콘스탄틴 & 엘레나 가 방영된다. 좋은 영화를 만나는 것은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처럼 기대되고 설레는 일이다. 오늘 밤에도 좋은 일이 있기를 기다리며…